본문) 딤전 6:6~19, 출 32:1~4, 눅 16:1~13
새 대통령이 선출되고 한 달 정도 지났습니다. 대통령만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음을 발견합니다. 국민만 바라보겠다는 현 정부의 구호처럼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것들과 관련한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고, 사회 각 분야에 산적한 문제들에 대한 실마리가 하나 둘 풀려갑니다. 놀라운 것은 지난 한 달간 이 모든 일들을 주도적으로 진행 한 이들이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들이었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사람들이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한 달만에 그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어떻게요? 그 일의 중심이자, 리더인 대통령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일을 주관하고 추진하는 사람의 생각이 달라지니 방향도, 내용도, 성과도 달라지고, 국민들은 평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죠. 오늘 우리가 읽은 성경 말씀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과 조건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이 주신 능력과 기회를 활용하여 하나님의 영광만 드높이는 성도들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오늘 서신서의 말씀은 세상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세에 대한 교훈입니다. 디모데전서는 바울사도가 당시 에베소 교회를 담당하고 있던 제자 디모데에게 보낸 목회서신입니다. 당시 에베소 교회에는 이단 교사들로 인한 혼란과 더불어 재물에 대한 욕심으로 인한 갈등이 상존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바울은 오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재물에 대해 갖춰야할 바른 태도와 자세에 대해 권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자족할 줄 알아야 하며, 하나님 중심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물질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궁극적으로 많은 갈등과 문제의 원인이 되는 돈으로부터 자유하라 권면합니다.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따르며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영생을 취하라”는 바울의 권면은 하나님의 사람은 돈과 명예가 아닌 하나님의 성품을 쫓고, 닮아야 하는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사도는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높이는 존재로 부름 받았으니, 주어진 조건과 상황에 맞게 주어진 재능과 물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으로 불평하고 원망할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과 조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높이는 것이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바른 자세라는 뜻인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구약의 말씀은 잘못 사용한 모습에 대한 지적이요, 복음서의 말씀은 제한적인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만든 모습에 대한 예시입니다.
먼저 구약의 말씀을 봅시다. 오늘 말씀의 상황은 모세가 시내산에 하나님의 율법을 받으러 올라갔을 때 벌어진 소동입니다.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탈출을 주도했던 모세는 갖은 시련과 어려움이 닥쳐올 때마다 앞장 서 백성들을 이끌며, 하나님의 은혜로 헤쳐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를 보며 하나님의 존재를 인식하기도 했고, 모세가 있을 때 평안함과 안정감을 갖게 되었던 것입니다. 홍해가 그들의 길을 가로 막았을 때 모세가 지팡이를 들어 바닷길을 열었던 경험, 마라의 쓴 물을 단물로 바꾸었던 경험, 반석에 물이 나오게 했던 경험 등등이 쌓인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세에 대한 신뢰는 경험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그 모세가 오랜 시간 그들의 눈에 띄지 않자 그들이 불안해졌습니다. 자신들이 광야에 버려졌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들을 덮쳐왔고, 이는 또 다른 지도자 아론을 향한 재촉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성경은 보여줍니다.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라” 이 말씀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갖고 있던 불안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 줍니다. 결국 아론은 백성들에게서 걷은 장식구들을 모아 금 송아지를 만들고, 그것을 가리켜 ‘애굽에서 이스라엘을 인도하신 신’이라 선언했음을 성경은 증거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오늘 금송아지를 만드는 데 사용한 이 금장신구들 어디에서 나온 것입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이 노예로 있던 집에서 애굽 사람들에게서 빼앗아 온 것입니다. 출애굽 할 때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노예로 살던 집에서 품삯을 대신하여 다양한 금은보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재물이라는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면 그 재물은 하나님이 주셨다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오늘 아론과 그 백성들은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우상을 만들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복음서를 봅시다. 오늘 복음서의 주인공은 청지기입니다. 청지기라 함은 집안의 일들을 담당하는 사람, 하인이나 종을 의미합니다. 일정한 급여를 받고 집안의 일들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서 8절은 그를 “옳지 않은 청지기”라고 표현합니다. 옳지 않다는 것은 그가 주인의 마음에 흡족하지 않고, 주인이 그에게 맡긴 일들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오늘 성경은 이런 평가의 근거로 1절을 통해 ‘주인의 소유를 낭비함’이라고 증거합니다. 그가 청지기로서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지 않고, 오히려 주인에게 손해를 끼치니, 그에 대해 옳지 않다 평가하며 그를 내보내고자 했던 것입니다. 주목할 것은 이 청지기의 대응입니다. 3절입니다. “청지기가 속으로 이르되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무엇을 할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 먹자니 부끄럽구나” 이 고백은 청지기 스스로 자신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자신의 능력과 한계에 대해 잘 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그의 선택은, 주인에게 빚진 자들을 불러 자기 임의대로 그들의 빚을 탕감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비록 주인에게 쫓겨나더라도 그들에게 선대를 받으면, 그나마 나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옳지 않은 청지기의 행동을 보고 주인이 오히려 칭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주인에게 손해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칭찬을 받았던 이유가 뭘까요? 옳지 않은 청지기의 행동이 오래된 채무로 허덕이던 이들에게 새로운 동기와 의욕을 불어 넣었고, 결과적으로는 주인에게 유무형의 이익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입니다. 그 동기가 불순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주인의 뜻에 합당한 일을 했기에 그를 칭찬했던 것입니다. 이를 예수님은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가 큰 일도 맡을 수 있으며, 작은 일도 소중히 여기는 자가 참된 일도 감당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출애굽 했던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 범죄할 때 사용했던 금장신구는 하나님이 출애굽할 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 삯으로 허락하셨던 재물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재물로 하나님께 범죄하고, 우상을 만드는 데 사용한 결과 그 백성들은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음을 성경은 증거합니다. 반면 옳지 않다는 평을 듣던 청지기는, 해고의 위기에서 자신의 안위를 위해 적극적으로 일했던 행위가 주인과 빚진 자들에게 유익을 주는 결과를 만들게 되자, 오히려 칭찬받는 결과를 얻었음을 성경은 증거줍니다. 이를 통해 오늘 서신서는 하나님의 사람은 작은 것이라도 충성하는 자세를 갖추라 강조하며 권면합니다. 작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아는 자족하는 사람이라야 크신 하나님의 일에도 동참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높이는 거룩한 사명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이 1년의 딱 절반이 되는 주일이기도 하고, 맥추감사주일이기도 합니다. 구약적 전통에서 맥추절은 보리를 수확한 후 밀 추수를 시작하면서 드리는 첫 열매에 대한 감사절기입니다. 하나님께서 공급하고 인도하셔서 다시 밀을 추수하게 되었음을 고백하고 감사하는 자리가 맥추절의 본질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맥추절이 하나님의 공급을 다시 기억하시는 시간이기도 하고, 그 공급한 것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바르게 사용하고, 살았는지를 살피고 성찰하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부름받고, 택함받은 우리들의 본분이요,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대통령이 국민을 챙기기 시작하니, 사회 전반에 새로운 활력들이 생겨남을 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선택받고, 부름받은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세상에 질 수 없습니다. 아니 세상에 뒤쳐져서는 안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오늘 세 본문의 말씀은 우리 중심에 하나님을 두고, 하나님의 성품으로 닮아 살아감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높이라 요구합니다. 그럴 때 교회는 다시 활력을 얻을 수 있고, 교회를 향한 세상의 시각도, 평가도 달라질 것입니다. 오늘 주님 앞에 나와 예배하는 우리 모든 성도들은 그 중심에 하나님을 품고,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며, 하나님의 향기를 풍겨 세상을 바꾸는 충성된 일꾼들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