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목회연구원

이취임식 - " 광야 시대에서 가나안 시대로 " / 김진수원로추대, 김기승담임취임식 > 목회서신

본문 바로가기

목회서신 HOME > 원장코너 > 목회서신

이취임식 - " 광야 시대에서 가나안 시대로 " / 김진수원로추대, 김기승담임취임식

관리자 2025-04-14 (월) 13:34 25일전 50  

O 본문) 신31:7-8, 왕하2:9-12, 딤후1:3-8 


1) 하나님께서 맺어주신 매우 특별한 인연으로, 저는 오늘 원로로 추대받는 김진수 목사님과 담임으로 취임하는 김기승 목사님의 예식에 참여하여 말씀을 증언하게 되었다. 오랜 세월 두 분을 지켜보아 온 처지여서, 이 자리에 서게 된 줄로 안다. 매우 행복하고 감사하다. 


2) 한 분은 교회창립을 하면서, 교회명을 <반석위에세운교회>라는 매우 개성 있고 긴 명칭의 이름을 내걸면서, 실재로 그런 교회를 이루고자 지난 43년간을 치열하게 씨름해 왔다. 그런 후에 이번에는 저 제주도 동쪽에서 교회는 <말씀위에세운교회>여야 한다는 굳센 신념하에 짧지만 굵게 목회를 해온 젊은 동역자를 그의 후임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선임자는 예수에 방점을 찍어왔다면, 후임자는 그의 말씀에 방점을 찍어와서, 이제 본 교회는 예수와 그의 말씀 위에 세운 주님의 교회로 탄탄한 재출발을 하게 되었다. 


3) 나는 설교 요청을 받은 후, 이 두 목사님들이 앞으로 서로 어떤 관계를 유지하면서 상호 간에는 물론, 교회와 우리 목회자 공동체 안에서도 보다 바람직한 관계를 누리며 사는 분들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그 답을 얻기 위하여, 성경 안에 있는 전임과 후임들,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관계로 맺어 있는 사례들을 찾아보았다. 이에 세 건의 모범적인 사례를 찾았는데, 이제 거기에서 얻어낸 교훈을 중심으로 오늘의 저의 증언을 하려고 한다. 


첫째 경우는, 모세와 그의 후계자인 여호수아의 이어짐이다(신31장). 120살 모세는 자신이 

40년간 맡았던 지도자의 자리를 내놓아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그 시점에서 모세는 자신의 후임으로, 오랫동안 자신을 돕고 섬겨왔던 여호수아를 지목했다(3절). 그러면 여호수아가 누구였나? 전쟁할 때와 정탐할 때, 모세를 도와 백성을 이끌었던 용사(勇士)였다(출17:9,13절, 민14:6-9 참조). 모세는 온 백성이 보는 앞에서 그런 여호수아를 선택하며, 그가 할 일을 알려주었다(7-8절). - ‘너는 강하고 담대하라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사실 군 지휘관으로서의 여호수아는 40년간 우직하고 충성스러운 보좌를 하나님의 종 모세에게 바쳤던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 모세의 후임이 된 것은 가나안이란 새로운 나라 건설에 여호수아의 그런 일관된 마음과 꿋꿋한 리더십이 절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 기대에 부응하여, 여호수아는 결국 가나안을 정복하고 이스라엘이 더 이상 떠돌이 족(族)이 아니라, 한 민족 국가와 독립된 백성으로서 새출발하게 되는 놀라운 업적을 이룬 주인공이 되었다. 이곳 두 목사님의 얽힘도 그와 같기를 바란다. 모세의 탄탄한 영성과 여호수아의 꿋꿋한 충성심이 하나가 되어서, 모세의 광야 시대가 여호수아의 가나안 시대로 이어지듯이, 김진수의 광야시대가 김기승의 가나안 시대로의 아름다운 계승의 영광이 실현되기를 축원한다. 


둘째 경우는, 엘리야와 엘리사의 이어짐이다(왕하2장). 본문에는 스승 엘리야에게 제자인 엘리사가 바짝 매달리는 모습이 나온다. 그것은 스승이 이제 세상을 떠날 것이 분명해 짐을 안 제자 엘리사가, 스승이 보유했던 그 힘과 능력을 이어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그 시점에서 스승이 훌쩍 떠나면, 남은 자기들에게는 부모 잃은 고아와 같은 꼴이 되어서, 허약해진 나라와 기반이 취약한 신앙 세계를 돌볼 능력이 없음을 절박하게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엘리사가 스승에게 그토록 매달렸다. ‘당신의 성령이 하시는 역사가 갑절이나 내게 있게 하소서’(10절). 이는 결코 개인적 욕심이나 야망 때문이 아니라, 나라와 여호와의 종교를 방어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 때문에 그렇게 매달렸다. 


스승 엘리야는 누구였나? 놀라운 능력과 신령한 영성의 힘을 가진 분이었으나, 그의 생애는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아합과 이세벨 정권이 바알 숭배와 반 여호와 신앙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여호와의 종들을 살해하는 바람에, 이에 저항하던 그는 항상 쫓기면서 살았다. 실로 광야 시대를 살아온 주의 종이었다. 엘리사는 바로 그런 스승의 목숨을 건 영적 투쟁과 헌신 때문에, 결국 아합의 어두운 세력은 꺾였고 여호와의 신앙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보았다. 


그런 엘리사의 마음은, 스승이 승천할 때 그가 외쳤던 ‘내 아버지여 내 아버지여, 이스라엘의 병거(兵車)와 그 마병(馬兵)이여’(12절) 라는 절규 속에 다 들어 있었다. 그 바람에 그는 엘리야의 진정한 후계자가 되어, 스승보다 더욱 강력한 나라의 병거요 마병이 되면서, 백성의 신앙을 탄탄하게 이끌 수가 있었다. 아람의 문둥병자 나아만 장군의 회심도 그 엘리사 시대에 나온 산물이었다. 


나는 후임 김기승 목사에게, 원로인 김진수 목사님의 영성과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은사와 장점을 제대로 보는 눈이 열리길 바란다. 그는 지금 모세처럼, 여전히 눈도 밝고 기운도 있다. 대체로 원로 목사는, 후임 담임목사가 그를 어떻게 인정하느냐에 따라서, 또 다른 차원으로 더 귀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 그러기에 후임께서는 전임자의 그 능력과 역량을 인정하고 배우며 당신의 것으로 삼아서, 갑절의 능력을 발휘하는 제2의 엘리사와 같은 후임 목회자가 되길 기원한다. 


셋째 경우는 바울과 디모데의 이어짐이다(딤후1장). 여기는 선배가 후배를 세워주는 곳이다. 목회자 디모데는 사도 바울이라는 든든한 목회 멘토를 둔 행운아였다. 그는 바울을 제2차 전도 여행에서 만나, 바울의 가장 절친한 동역자가 되었다. 바울은 그가 개척한 교회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를 파송하여 문제 해결에 참여하게 했다. 데살로니가서, 고린도서, 골로새서, 빌립보서, 빌레몬서 등에 바울과 공동 발신으로 언급될 정도로 둘은 가까웠다. 


이런 중, 디모데가 목회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안 바울은 그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 내용을 보면, 그는 디모데를 깊이 알고 있었고, 특히 그의 믿음의 뿌리인 조상들의 신앙의 힘이 그에게 있음을 확인해 주면서, 그를 북돋아 준다. 그러면서 그가 목회자로 받은 소명을 상기시키며 하나님이 맡기신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고 권한다. 이런 선배의 든든한 후견에 디도데가 어찌 나약한 목회자일 수 있겠는가? 좋은 선배와 성실한 후배의 얽힘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위임사(委任事)인 목회는 결코 펑탄치 않다. 자기의 영역을 넘어서는 일들이 허다하다. 그러기에 혼자서만 감당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주변에 진정한 협력자가 꼭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하나님께서는 이번에 이런 협력의 귀한 무대를 두 사람에게 안겨 주셨다고 보인다. 우리는 김진수 목사와 김기승 목사와 관계도 이런 바울과 디모데의 관계와 같기를 소망한다. 후배의 승리는 곧 선배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원로와 담임이 함께 윈윈(win-win)하는 아름다운 선후배 관계를 잘 보여주기 소망한다. 


5) 끝으로, 얼마 전 시청했던 <두 교황(敎皇)>이라는 다큐성 영화 내용도 기억했다. 이전 교황인 베네딕도 16세와 현 교황인 프란츠시코의 이어진 모습이 매우 큰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 두 사람은 서로 자신의 목양이 실패했다고 생각해서, 그 자리에서 사임할 기회만 벼르던 인물들이었다. 교황은 하나님께서 자기의 기도를 전혀 들어주지 아니하신다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사역에 한계를 절감하여, 사임을 결정하고 후임자를 찾는다. 동시에 아르헨티나의 추기경 베르고글리오는 자신의 해방신학적인 사역이 실패했다고 판단되어, 사임서를 교황청에 보냈고, 그 허락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하지만 대답이 없자, 이번에는 직접 교황을 찾아뵙고 사임 허락을 받고자 바티칸에까지 와서, 둘이 함께 만난다. 단 이틀간이었다. 이들은 이 기간에 동상이몽(同床異夢)의 마음속에서, 삶의 고뇌를 나누며 함께 토론도 하고 기도도 한다. 


이때 베네딕도 교황은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말하는 사임할 이유를 새겨들으면서, 그의 증언 속에서 자기가 여태껏 고대하던 하나님의 음성을 비로소 듣게 되었음을 시인하며, 곤고한 자신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요구한다. 베르고글리오는 고뇌하는 교황을 위해 기도해 준다. 그러면서 그는 그때 교황이 안고 있는 다양한 세계와 과제를 듣게 되고, 배우고 습득하게 되면서, 결국 사임하게 된 교황의 후임 교황으로 선출된다. 그가 곧 프란치스코 현 교황이다.


그는 매우 서민적이고 개혁적이며, 가난한 자의 이웃의 삶을 고수한 교황이 된다. 전통적 교황청의 닫힌 영역에서가 아니라, 삶의 치열한 현장에서 일하시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에 항상 귀를 기울여 왔던 성직자였다. 그런 그가 교황이 되자, 세계는 그에게서 약자를 위해 일하시는 그리스도를 다시 보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세월호 참사 때에도 와서, 유족을 위로하고 가기도 했다. 낡은 교황청과 가톨릭의 변화와 함께, 새 부흥의 바람도 불어왔다. 


내가 2015년 총회장으로 바티칸 방문 시에서 그를 만났을 때 들었던 소식이다. 그가 교황이 된 후, 매주 바티칸 수요광장 집회 참석자가 그간의 평균 5,000명에서 25,000명 이상의 수준으로 급증하였고, 그런 순례자들이 급증하자, 그해의 이탈리아 국가 경제가 관광수입의 급증으로 인하여 마이너스 경제에서 흑자 경제로 올라서게 됐다고 했다. 


o 오늘은 참 가슴 설레는 날이다. 오늘의 이곳이 모세와 여호수아가 함께 하는 현장을 이루었기 때문이고, 엘리야의 영성을 엘리사가 갑절로 이어받아 내는 현장이 되었기 때문이며, 바울과 같은 돈독한 목회의 멘토를 얻게 된 디모데의 등장을 목격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모두 하나님의 겸손한 종들이다. 그러기에 이제 두 목사의 만남과 이어짐이, 마치 저 두 교황의 사례처럼, 서로를 보충하고 밀어주어서, 본 <반석위에세운교회>를 새로운 시대를 함께 맞이하게 이끌어 갈 것이다. 


사랑하는 교우들은 목자들의 이런 움직임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이끄심에 겸손과 사랑과 협력으로 동참 하셔서, 21세기 우리 대한민국의 전 개혁교회 중에서 가장 모범적인 교회 공동체를 이룬 주역들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 이들의 힘찬 새출발을 축복하고 격려하기 위하여 이 자리에 함께하신 모든 분에게도 하나님의 동일한 사랑과 은혜가 가득하길 빈다. 


                                                                                                                                   ( 2025. 4. 13 반석위에세운교회에서 )



말씀목회연구원        ☎ TEL : 010-2434-0536       E-mail : puock@hanmail.net
COPYRIGHT © 2017 말씀목회연구원 .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