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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해] 주현절(6-1) - "내 방식으로 순종하는가" / 박영배 목사

관리자 2018-02-09 (금) 00:16 6년전 2699  

본문) 복음서, 2:23~3:6/ 구약, 2:1~3/ 서신서, 14:1~12      


살다가 보면 만들어지는 것이 있습니다. 익숙하고 자연스러워지는 것이 있습니다. 익숙하고 편안한 것을 좋아하는 나이가 되면 다른 것들보다 “적어도 나에겐” 더 편안한 것이 있습니다. 나름대로의 기준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무더운 여름이면 콩국수를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드시 삼계탕을 먹어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어느 여름날은 삼계탕을 질리도록 먹은 적이 있습니다. 잠자리도 뜨근뜨근 해야 잠을 푹 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뜨거우면 잠을 잘 수 없는 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수 십 년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여러분은 무엇에 익숙해지셨습니까? 1520년 전에 중학생이었던 친구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주례를 부탁하러 옵니다. 서로가 사랑한다는 확인을 했습니다.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축복해 달라고 찾아왔습니다. 이들에게 제가 무슨 말을 할까요?

 

신혼여행을 가서 침대에 둘이 누워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그 침대에 지금 몇 명이 있는지 아냐고? 눈에 보이는 것은 분명 2명입니다. 그런데 마음속에는 또 다른 사람이 있습니다. 신랑을 바라보는 신부의 마음속에는 신랑과 함께 자신의 아버지의 그림자가 있습니다.

 

우리 아빠는 이렇게 잘 하셨는데 당신은 더 잘할 수 있어. 그래서 내가 당신을 선택한 거야. 아니면 우리 아빠는 내가 정말 싫어하는 모습을 버리지 못하셨어. 당신은 절대로 그런 남편이 아니지. 맞지.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 듯이 자기 신랑을 바라봅니다. 그 시선엔 신부 아버지의 그림자가 있습니다. 신부를 바라보는 신랑의 마음속에도 신부와 함께 자기 엄마의 그림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엔 4명이 있습니다.

 

연애를 하고 결혼한 신혼부부의 뜨거운 사랑과 그 열정은 거짓이 아닙니다. 그러나 각자가 따로 따로 수 십 년을 살아온 세월의 익숙함과 습관은 결혼을 하고 나서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말합니다. 많이 힘들 거라고. 엄마의 익숙한 모습과 다르게 행동하는 신부의 모습이 불편해서 언젠가는 얼굴이 붉어지고 한계치에 도달할 거라고.

 

 

2

저는 신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을 나의 구원자로 나의 주님으로 고백하면서 신앙생활을 시작했지만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신앙생활 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습니다. 예수님의 삶 속에는, 예수님의 말씀 속에는 하나님나라를 만들어가는 핵심원리와 실천지침들이 가득합니다.

 

우리들의 생활 모습 속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원하는 세상, 내가 원하는 인생을 위한 원칙과 신념과 경험들이 가득합니다. 내가 예수님을 믿고 신앙생활을 한다고 할 때 우리는 예수님이 가지고 계신 것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의 충돌을 경험합니다. 우리는 내 것을 버리고 예수님의 것을 배우고 익혀서 새롭게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내 것을 버리고 예수님의 것을 내 것으로 삼아 살아야한다는 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3

오늘 우리가 읽은 구약성경 창세기 2장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 안식을 하셨고 그 날을 복되고 거룩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이 정하신 안식일을 지켜야 했고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서 수많은 규정을 만들어내기도 하였습니다.  

 

우리가 읽은 신약성경 마가복음 2장과 3장은 하나님이 정하신 그 안식일에 밀이삭을 잘라먹은 사건과 안식일에 손이 마른 사람을 치유한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창세기 2장의 안식일 명령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안식일에 쉬어야 한다는 것은 일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는 강제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쉼이 있어야 한다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그런데 밀이삭을 손으로 잘랐습니다. 문제입니다. ? 쉬어야 하는 날 노동을 했으니 하나님의 법을 어겼다고 하는 것입니다. 또 그 당시에는 안식일에 병 고치는 것을 막았습니다. 하고 많은 날 중에 안식을 해야 하는 날 굳이 병을 고칠 필요가 있냐는 논리였습니다. 병고침도 노동이라는 것입니다. 얼마나 철저하게 안식일을 지켰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강제노동도 아니요 배가 고파서 손으로 이삭을 잘랐더니 이를 문제 삼았습니다. 먹고 쉬는 것은 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안식일에 쉬어야 한다는 규정은 생존권의 문제요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한다는 것도 생존권의 문제입니다. 안식일에 쉬어야 한다고 안식일에 밀이삭 자르는 것을 금했습니다. 먹고 살겠다는데! 이런 일이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안식일에 손마른 사람을 치유한 사건도 질문을 하면서 봐야 합니다. 안식일이 지나서 고치나 안식일에 고치나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안식일이 지나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4

배가 고픈 당사자, 손이 마른 당사자의 입장이 아니라 통제자의 입장에서 원칙을 정하고 명령을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당사자는 배고픔을 해결해야 안식이 있는 것입니다. 마른 손이 회복되어야 안식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배하고 통제하는 사람들은 당사자의 입장을 고려하기 보다는 자기가 보기에 좋아야 합니다. 내가 정한 원칙에 맞아야 합니다. 내식대로 되어야 좋은 것입니다.

 

내 입장에서 다른 사람을 바라볼 때 많은 문제가 생깁니다. 내 입장에서 다른 사람을 바라볼 때 비판을 합니다. 반대로 내가 그 사람의 입장에 서서 그를 바라보면 그를 이해하고 동정하고 박수쳐주고 눈물 흘리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습니다.

 

말씀대로 산다고 자만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바라봅니다. 잘했어. 잘못했어를 가립니다. 그러나 내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바라보면 잘했어 잘못했어 평가하고 비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동정하고 함께 하고 이해하고 도와주는 사람이 됩니다.

 

오늘 로마서 말씀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먹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고, 먹지 않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지 않는다. 사는 사람이 있고 죽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는 사람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는 사람도 주를 위하여 죽는 것입니다. 먹고 안 먹고의 문제와 죽고 사는 문제는 정반대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각자의 처지와 상황에 따라 신념에 따라 경험에 따라 성숙에 따라 먹을 수도 있고 안 먹을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고 살 수 있고 다양하고 다르다는 것입니다. ‘주를 위하여’라는 목적이 같다면 나와 다르다고 비판하고 정죄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는 것이 속 깊은 사람의 모습일 것입니다.

 

 

나와 다르다고 비판하고 업신여기는 것은 내 입장과 내 신념과 내 경험에 갇혀서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비판하고 평가하고 정죄하고 욕하고 몰아세우고 내 방식으로만 보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5

안식일 규정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만든 법입니다. 그런데 안식일을 지키라고 독려하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을 범했다고 죄인으로 규정하고 정죄하는 기준이 되어 버린다면 하나님 가슴을 멍들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왜 예수님이 오셔서 안식일 규정을 들먹거리면서 너희가 잘못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을까? 이스라엘 민족은 왜 안식일 규정으로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몰아세우고 불행하게 했을까?

 

묵상해 보았습니다. 내 방식으로 상대를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내 해석이 옳고, 내 원칙이 옳고, 내 경험이 정직하고, 내 말이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와 다른 상대방은 틀렸다고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 실천은 다양합니다, 순종의 모습도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방식대로 했냐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의 생명력이 드러났느냐는 것입니다. 밀이삭을 잘라먹은 사람이 안식을 할 수 있다면, 손 마른 사람의 손이 치유되어 안식을 할 수 있다면 이는 안식일을 어긴 것이 아니라 안식일을 훌륭하게 지킨 것입니다.

 

저는 찬송가 2장의 가락에 맞추어 이렇게 노래합니다.

이해하고 용서하고 나눔의 손길로

배려하고 기다리며 손을 들어 축복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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